일상 75

초보자용 앰프 사러 낙원상가에 가다.

최근에 친구 녀석이 기타에 취미를 들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도 악기를 배워보겠다는 이야기는 몇 번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진짜로 시작을 했다. 나도 기타치는걸 좋아하니 이참에 공통의 취미 하나 더 만들면 좋겠다 싶어서 나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그 첫번째로 집에서 안 치는 일렉기타를 연습하라고 빌려줬다. 그런데 지난 주말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앰프를 하나 사야겠는데 같이 사러 가자고 하는 거였다. 드디어 이녀석도 단계를 하나씩 밟기 시작한 것이다.ㅋㅋ 전화를 받고 초보자용 앰프로 뭘 사야하나 잠깐 생각해봤다. 사실 요새는 장비에 대해 관심을 끊고 있던터라 앰프값도 얼마나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인터넷을 잠깐 뒤져보니 마샬이나 복스의 소출력 모델은 다 10만원대 중반을 넘어갔다. 확실히 ..

일상 2009.10.22

[영화] 토탈 이클립스 (Total Eclipse), 1995 : 안녕, 랭보.

대학교 1~2 학년 때 쯤.. 그러니까 이십대가 막 시작되었던 그때 쯤에 나는 랭보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인터넷을 뒤지던 책을 뒤지던 언제나 희미한 사진 속의 앳된 소년으로 남아있는 천재시인. 그는 내게 불멸의 젊음과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감성을 가진 존재였으며 나는 그런 랭보처럼 살고 싶었다. 이미 십대는 지나가버렸지만 이십대에서라도 전무후무한 작품을 남겨두고 홀연히 세상을 떠나면 멋지지 않을까 싶었다. 도서관에서 랭보의 시집을 빌려다가 열심히 읽어보려했지만 조금 읽다가 이내 관두고 말았다. 시를 제대로 번역한다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 혹은 쓸 데 없는 일 중 하나다. 한글로 번역된 랭보의 시는 글이긴 했으나 시는 아니었다. 불어공부가 아무리 힘들어도 랭보의 시를 읽고 감동받을 수 있다면 한 번 해..

일상 2009.10.05

[소설] 독설(獨舌) - 원성도作

독설(獨舌) , 원성도作 취직을 위해 구직사이트의 게시판을 들락거려본 대한민국의 젊은이라면 아래와 같은 글을 본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안녕 하세요. 눈팅만으로 님들의 정보를 낼름낼름 받아먹기만 하다가 얼마 전에 첫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해서 오늘은 제 면접 후기를 올려보려고 합니다. 평소 이곳 글들이 정보 전달이 목적인 만큼 조금 딱딱한 느낌이 들었기에 저는 보다 자유롭게 써보려고 합니다. 회원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작은 재미라도 드리고 싶은 바람입니다." 어느 구직사이트의 게시판에 있는 글을 퍼온 것 같지만 사실 윗 글은 '독설'의 도입부이다. 이 글은 어느 구직사이트의 게시판에 올려진 면접후기의 형식을 띠고 있다. 글쓴이인 '현수'는 아는 선배의 도움으로 작은..

일상 2009.09.06

[노래] 유발이의 소풍 - 그녀의 일기장을 훔쳐봐주세요.

노래라는 분류로는 처음 글을 올립니다. 아무도 이들에 대한 글을 올리지 않았기에 제가 먼저 시작해 보려고요. 제가 소개할 팀은 '유발이의 소풍' 이라는 팀입니다. 헬로루키에 나온 팀들의 공연을 보다가 알게 된 팀입니다. 재즈의 향이 가미된 대중적인 음악. 감각있는 가사와 전개. 나긋하면서도 산뜻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아직 아무도 글을 올린적이 없네요. 자 오늘로 단독 게시물 하나 올라갑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은 역시 피아노와 보컬을 맡고 계신 여성분. (유발양??) 2009년임에도 불구하고 90년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머리스타일과 안경! (사실 2000년대의 느낌도 2% 정도 나요.) 예전의 노영심씨 보는 것 같습니다. 목소리도 그렇고. 그래서 어딘가 친근..

일상 2009.08.28

[책]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솔직히 그렇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느낌에 전형적인 기획상품인 것만 같았서였다. 그리고 내 예측은 그리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책 서문에는 마치 순진한 열혈 청년 게바라가 여행에서 겪은 여러 드라마 같은 사건들을 거치면서 영화의 주인공처럼 점점 영웅으로 거듭나는 이야기인 것처럼 써놨지만..사실 그런건 없다. 그냥 평범한 여행기일뿐이다. 오히려 너무나도 낯선 남미 대륙의 풍경들은 공감이 가지않아 감흥없는 그림처럼 때로 지루하기도 하다. 여행의 내용 중간중간 체 게바라의 심적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나오지만 대부분은 친구 알베르토와 함께 무엇을 했고 누굴 만났는지 같은 사소한 이야기다. 정말로 소설이 아니라 여행기다. 체는 여행 전부터 어느정도 민중해방에 대한 의식을 가..

일상 2009.08.23

[경제 상식] 기펜재(Giffen's Goods) 란?

고등학교 경제를 공부하다 보며 기펜재(Giffen's Goods)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이 기펜재라는게 뭘까요? 인터넷이나 자습서 등에 나와있는 용어의 정의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이 명칭은 발견자인 영국의 경제학자 R.Giffen에게서 유래함. 재화의 가격이 하락하는 데 그 재화에 대한 수요량은 오히려 감소하는, 수요 법칙의 예외 현상을 말함. - 대체효과 보다 소득효과가 더 커서, 가격하락에 따라 수요량이 감소하는 재화를 말함. 즉, 열등재 중에서 대체효과보다 소득효과가 더 큰 재화가 바로 기펜재로서 수요의 법칙이 지켜지지 않는다. 다들 이해가 가시나요? 저는 잘 이해가 안가더군요. 일단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요량이 줄어드는 경우를 말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왜 그런지는 설명이 안나와있더군요. 책에 ..

일상 2009.08.08

[책] 길은 학교다.

내 18살의 기억은 이렇다. 50명이 넘는 친구들과 함께 쓰던 갑갑한 교실. 많은 친구들이 교실에서 자아실현의 꿈을 꾸기보다는 생물학적 꿈을 꾸었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살아 움직일라치면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에 속에서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 빛을 발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는 그런 것들이었다. 이제 10년이 지났지만 학교는 별로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들은 많이 변했다. 보라도 그런 아이들 중에 하나다. 고등학교 1학년 보라는 어느날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결심은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의 마음을 바꿀만큼 절실한 것이었다. 그러나 흔히들 떠올리는 현실로부터의 도피도 아니었고 집안이 여유가 있어서도 아니었다. 착실하게 학교를 다니며 열심히 공부하는 보라였지만 ..

일상 2009.07.06

소림사에는 형님이 산다. 배수빈!

요새 찬란한 유산이라는 드라마 덕에 배수빈이라는 배우가 주목을 받나보다. 야심만만2에 나와있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뭐 찬란한 유산을 안보니.. 그러나 나는 배수빈이란 배우를 오래전 부터 관심있게 보고 있었다. 그것은 오래전에 보았던 어떤 단편 드라마 때문이었다. 몇해전인가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MBC 베스트 극장이 재방송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베스트 극장에는 참으로 알찬 작품이 많다. 때문에 바로 채널 고정이었다.) 눈매가 서글서글한 것이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배우가 주인공이었는데 그 눈매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드라마 역시 참 잘 만든 드라마였다. 하여간 그 이후로 주몽이나 바람의 화원에서 보았을 때 점점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반가웠다. 오늘 다시 그 단편 드라마 제목을 기억해 보려고 했..

일상 2009.06.30

팝의 황제, 잠들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인터넷을 확인하다가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가버리다니. 그의 죽음이 더 안타까운 것은 그사 세상을 떠난 지금이 그를 기억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가 10년전쯤 세상을 떠났다면 그는 팝의 세계에서 완벽한 전설로 남았을 겁니다. 물론 지금도 그의 가치는 전설이지만 근 5년간 그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했으니까요. 이제 그간의 긴 어둠을 뚫고 다시금 멋지게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만약 마이클 잭슨이 5년만 더 살았더라면 지금 보다 더 멋진 마지막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요. 혹시 하늘에서도 그가 더이상 늙고 병들어 가는 것을 바라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마이클 잭슨이 몰락한다면 그를 보며 청춘을 불살랐던 또 지금 이순간에도..

일상 2009.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