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개조 - 일지매 시그네쳐 만들기1

2009. 2. 18. 21:15Maker 활동

  오늘은 기타 개조에 관한 글을 써보겠습니다. 그동안 기타개조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으로 기타 개조기를 몇번 올렸었죠. 오늘은 그렇게 화려하고 무모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개조기를 올려보겠습니다.
 
  혹시 제 이전 글들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개조의 핵심은 레오 펜더가 울고 갈 50년대 빈티지 톤을 찾는 것도 아니며 베스킨 라빈스마냥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31가지 톤을 만들어 내는 것도 아닙니다. (얼마 크지도 않은 나무 조각 위에 열심히 드릴질과 땜질을 하여 각종 파트들을 소모함으로써 소비를 진작시켜 단기적 경기부양을 해보려고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럼 뭐야?





  제 개조의 핵심은 항상 '멋' 입니다. 혹은 종종 사용되는 표현대로 '간지가 나는 것'이죠. 연주자가 무대 위에서 '빛날 수' 있는 법을 찾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이렇게 자체 발광(?)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자, 그럼 본론을 시작해 볼까요? 제목에서도 밝혔듯이 오늘 개조의 컨셉은 이 분 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 일지매 입니다. 이전 작품에서 '왕의 남자'였던 이준기씨는 이 작품에서는 왕과 맞장을 뜹니다. 저는 준기씨의 팬이기도 하고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기도 했고 요즘 세상에도 저런 인물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저의 소망을 담아 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일지매가 끝나고 돌지매가 하는 이 시점이냐? 사실 일지매 시그네쳐를 만들 계획은 작년에 한참 일지매가 방영을 하고 있던 때 세운 계획입니다. 그런데 여차저차 하다보니 시간이 미루어져 이제야 만들게 됐는데 어느새 그 일지매는 가고 다른 일지매가 돌아와 있더군요. 본의 아니게 시대에 뒤쳐지는 컨셉이 되고 말았습니다.-_- (최강칠우는 아무리 봐도 조로 짝퉁 같아서 처음부터 탈락)

  일지매 시그네쳐의 몇가지 핵심은 바로 저 검정 천과 금속 장식으로 된 그의 의상. 그리고 그의 상징인 피빛 매화(홍매화) 입니다. 그래서 제작의 성패는 기타 위에 이런 것을 어떻게 구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재료가 될 기타를 구해야 겠죠. 언제나 재료는 가격이 적당하고 싱싱한 놈이 좋습니다. 적당한 가격이야 계층마다 인식이 다르겠습니다만 저는 서민임을 밝혀두며... (게다가 일지매는 서민의 영웅 아니겠습니까.) 

  조금 더 쉽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일지매와 비슷한 검정색 기타에 크롬 하드웨어 그리고 로즈우드 지판인 기타가 기본적으로 필요했습니다. (에보니가 아닌 이유는요.. 비싸잖아요.-_-) 그런데 일반적인 검정에 유광 피니쉬도 좋긴 하지만 좀 아쉬웠습니다. 어딘가 조금 투박한 느낌이며 세려된 맛은 조금 떨어진다랄까요. 그래서 하루하타 시그네쳐 처럼 무광사틴블랙이나 혹은 다른 계열의 검정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다가 눈에 띈 녀석이 있으니 바로 이녀석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콰이어 스탠다드 텔레캐스터! 가격과 색상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 모델은 블랙 메탈릭 색상입니다. 흔히 말하는 펄 들어간 검정이죠. 그래서 은은하게 반짝반짝 거리는 것이 아주 세련되고 크롬 하드웨어들과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으로 스콰이어의 역작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고급 기타들과 견줘도 외관에서는 절대 안빠집니다.)

  첫 단계는 저 흰색 픽가드를 떼어내고 다른 픽가드를 다는 것이었습니다. 픽가드를 어떤 것으로 하느냐가 전체 디자인을 상당 부분 좌지우지 합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 이런 픽가드도 만들었던 사람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환상의 픽가드



  그래서 작정하고 만들기 시작하면 사실 초 럭셔리 엘레강스한 픽가드도  만들 수 있습니다. 큐빅과 금속장식이 어우러진 것 말이죠.(물론 엄청난 노가다가 수반되죠.) 그러나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수십 가지의 각 종 텔레들을 찾아본 후 제가 내린 결론은 '텔레의 아름다움은 그 단순함에서 나오는 것이다.' 였습니다. 여러가지 커스텀 페인팅과 스티커들 콜라주 들을 봤지만 결국 텔레는 심플한게 제일 이쁩니다.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냥 가장 심플한 'All Black'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윌로우스에서 검정색 1겹 유광 픽가드를 사서 5천원에 구입! 가격도 참 착합니다.

  자, 그럼 개조를 시작해봅니다. 오늘 수술의 또 다른 핵심은 기타줄을 잘 보존하는 것입니다. (요새 다다리오가 7,000원 이더라고요.ㅜㅜ) 어차피 텔레는 픽가드를 들어내려면 넥을 분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카포로 줄을 집은 후 목을 반대쪽으로 사뿐히 넘겨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픽가드는 검정으로 가기로 했으니 그 다음은 정말 일지매 시그네쳐의 핵심인 '홍매화' 입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이것은 저의 장기인 트윙클러 회로를 달기로 했습니다. 붉은색 LED를 기타에 달아서 홍매화를 상징하도록 하는 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홍매화 역할을 할 LED입니다. 원래는 자동차 튜닝용입니다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래 4발에 방열판이 달려 있는데 이것을 잘 가공하여 이렇게 만들어 줍니다.



  그 다음 픽가드에 구멍을 뚫고 LED를 부착합니다. LED의 위치는 연주의 편이성과 디자인의 단순함 등을 고려하여 넥 픽업 바로 밑에 일렬로 배치하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제일 난이도가 어려운 배선작업입니다. 픽가드에 바로 배선을 해야하는데 이것이 너무 두꺼우면 픽가드를 장착할 때 힘들고 장착하더라도 픽가드가 휘게 되서 최대한 픽가드에 밀착해서 배선을 하는것이 핵심입니다. 바디를 파내도 되지만 그렇게 하면 힘도들고 다시 복원도 불가능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처럼 LED들 간에 잔 배선들은 머리카락보다 가는 철선으로 연결합니다. 그리고 메인 전원 공급 배선은 인두로 픽가드를 녹여서 전선이 지나가는 운하길을 만든 다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선을 그 속에 고정시키고 떔으로 연결을 합니다. 참고로 저 전선도 직경이 0.5mm 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마무리로 에폭시 수지로 코팅을 해서 고정 및 절연 처리를 해줍니다. 에폭시는 악세사리 등을 만들 때 사용하는 강력 접착제 입니다. 두 용액을 섞어주면 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주 소량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이쑤시개를 이용하여 이렇게 잘 저어 줍니다. 어느 한 방향만 고집하지 마시고 좌우로 잘 저어주세요. 요새는 너무 오른쪽으로만 돌리셔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살짝 바른 후 30분간 고정입니다.(이게 제일 힘듭니다.-_-) 이거 하고 났는데 중간에 한부분이 연결이 떨어졌더라고요. 그래서 거기만 에폭시 걷어내고 다시 또 땜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옆에서 보시면 이렇게 거의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제 다시 하나씩 조립을 해갑니다. 픽업은 얄쌍한 텔레소리보다는 좀 더 힘있는 소리를 내기 위해 브릿지 픽업을 스카이 텔레용 핫레일을 장착했습니다. 넥 픽업은 그냥 스콰이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마지막 난관을 극복해야 합니다. 바로 트윙클러 회로와 스위치 그리고 배터리가 들어갈 공간입니다. 텔레는 컨트롤 부분의 공간이 매우 한정적입니다. 그렇지만 최대한 바디를 보존하는 것이 저의 원칙이므로 어쩔수 없이 톤 포텐셔미터를 제거 하기로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볼륨을 푸쉬풀 스위치로 바꿔서 트윙클러 켜고 끄는 스위치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배선도 매우 복잡합니다. 공간에 빈틈이 거의 없죠.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것이 트윙클러의 회로 입니다.

  자, 이제 완성이 눈 앞입니다. 일지매 시그네쳐 만들기 1부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완성품에 대해서는 아직 사진과 글의 내용물이 충분치 않은 관계로 좀 더 보강하여 2부에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마무리는 이분에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어때요?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