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nder Highway One 의 신형 톤 조절 회로 'Grease Bucket(그리스 버킷)' 장착기

2009. 2. 12. 22:21Maker 활동

  이번 글에서는 Fender의 Highway One 시리즈에 장착되어 있는 Grease Bucket(그리스 버킷) 톤 조절 회로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작년에 youlsa님 께서 먼저 글을 올리신적이 있더군요.(유일한) 저는 구글에서 검색을 하다 알게되서 이번에 제 텔레와 스트랫에 적용해 보았는데 결과가 매우 만족스러워서 글을 올려봅니다. 외국에서는 그리스 버킷을 두고 포럼에서 이야기 되는 것이 눈에 띄던데 우리나라는 거의 아무런 이야기가 없더군요. youlsa님의 글에 어느 정도 설명이 나와있는데 저는 거기에 이론적인 설명을 조금 더 덧붙여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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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더의 하이웨이 원 시리즈의 스펙을 보시면 톤 조절에 이렇게 나와있습니다.

Tone control - Grease Bucket "roll off the highs without adding bass"

  직역하면 저음의 증가 없이 고음을 줄여준다라는 이야기이죠.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싶어서 회로를 보았더니 원리가 이해가 갔습니다. 간단하게만 설명하면 일반적인 기타 톤 조절 회로는 고음을 줄이면서 불가피하게 중음역대도 같이 줄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고음 - 중음 - 저음 순으로 손실이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저음만 주로 남기 때문에 우리 귀에는 벙벙 거리는 것처럼 들리죠. 그리스 버킷은 중음역대의 손실을 줄이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벙벙 거리지 않고 중음이 살아있는 기름진 톤이 나오게 되죠. 그래서 이름이 그리스 버킷(기름 양동이) 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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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위)와 그리스 버킷(아래)

- 주황색 : Capacitor, Ceramic Disk, 0.1uF, 50V
- 노란색 : Capacitor, Ceramic Disk, 0.02uF, 50V
- 저항 : Resistor Metal Film, 4.7kΩ, 1/4 Watt

  이 회로는 커패시터를 직렬로 연결하여 고음과 중음을 적게 빼는 것이 핵심입니다. 때문에 따라하기가 복잡하시면 그냥 적은 용량의 커패시터를 사용하시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저는 103 = 0.01uF 을 사용해봤는데 비슷한 효과가 나옵니다. (물론 뉘앙스는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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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사용한 부품입니다. 왼쪽부터 0.1uF 세라믹 커패시터, 0.22uF 세라믹 커패시터, 4.7kΩ 저항 입니다. 위의 회로와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습니다만 아주 조금 다를뿐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구할 수 있는 부품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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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0.22uF 세라믹 커패시터, 4.7kΩ 저항을 납땜으로 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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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연을 위해 수축튜브를 연결 부분에 끼워 넣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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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두 중간으로 살짝 가열해주면 이렇게 꽉 줄어듭니다. 이제 연결만 하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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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선은 입력선이고 파란선은 접지선입니다. 보통 톤 포텐셔미터에 입력선은 이 방향에서 보았을때 오른쪽 다리(혹은 중간)로 연결되는데 그리스 버킷은 반대이기때문에 왼쪽으로 연결을 옮겨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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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준비해 둔 부품들을 연결하면 완성!!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그리스 버킷은 스트랫이나 텔레의 브릿지 픽업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펜더류의 기타는 브릿지 픽업의 날카로운 톤이 그 맛이지만 한편으로는 한계이기도 합니다. 양날의 검이죠. (스트랫은 왜 브릿지 픽업에 톤 조절회로가 없는가는 제 관련 글을 참조해주세요.) 펜더의 브릿지 픽업은 톤 조절만 잘하면 정말 다양한 톤을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펜더를 사용하는 뮤지션들은 대부분 브릿지 픽업에 톤 조절이 되도록 개조해서 사용합니다. 에릭 존슨이 그렇고 존 메이어나 다른 뮤지션들이 많이들 그렇게 하죠.

  저도 기타를 칠 때 톤 노브를 잘 안건드렸었는데, 그 이유는 톤노브를 잘 쓸 줄도 모르지만 막상 사용한다고 해도 벙벙 거리는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 버킷을 달고 기타를 치는 데 소리가 아주 마음에 들더군요. 저는 앰프가 Vox라 크런치 톤을 주로 쓰는데, 톤을 조절하니 싱글에서 미들이 강조되는 '싱글과 험버커의 중간 쯤' 되는 아주 묘한 매력의 톤이 나옵니다. 소리는 취향인 것이지만 저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운 소리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브릿지 싱글의 크런치나 오버드라이브톤에서 그리스 버킷이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 까 합니다. (완전 생톤이나 디스트에서도 잘 쓰면 좋을 듯..아, 브릿지-미들 하프톤에서 그리스 버킷으로 톤을 살짝만 깎으면 그 하프톤 특유의 소리가 나면서도 미들이 강조되는 절대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소리가 나옵니다. U2 스러운.. )

  아마도 사용자에 따라서 용도나 만족도는 다르겠죠. 그렇지만 기존 회로의 벙벙한 톤이 싫으시다면 그리스 버킷을 권해드립니다. 이거 부품 다 몇백원짜리라 돈도 많이 들지 않는 다는 것이 정말 큰 장점입니다.^^

  혹 woman tone을 포기하기 싫으신 분들은 넥쪽은 기존의 톤 회로로 하시고 미들과 브릿지는 그리스 버킷으로 해보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이게 제일 좋은 것도 같고..'전조 시그네쳐'를 만든다면 이렇게 해야겠군요.) 

사운드 샘플을 들어보시고 싶은 분들은 'youlsa님의 그리스 버킷 글(클릭)' 을 보세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