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토렌트(Torrent)에 대한 단상

J-Two 2009. 6. 23. 17:13
  1. 결국 나도 토렌트에 발을 들여놓고야 말았다.

  토렌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IT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혹 얼리어답터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얼마전 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우분투에는 비트 토렌트 뭐시기라는 것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공유방법이라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놓은 것이 없고..(난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니라고 보는데.)
  결국 어떻게 끼어볼까하고 흘러흘러 어떤 커뮤니티에 가보니 가입을 해야하고 초대장을 받으려면 잘 보여야 한단다. 그러길래 그냥 관두자 싶었다. 지금까지도 p2p 계정 하나 없이도 잘 살아왔는걸..
  게다가 난 이제 엄연히 생산자이기도 하다. (곧 나올 데모 앨범을 기대하시라!) 본격적으로 앨범 작업을 시작하고 나서는 이제부터 음악은 돈을 내고 정식으로 구해서 듣자고 다짐했다. (이전까지는 최저음질을 자랑하는 네이버 블로그에 기대어 살았다.) 그렇게 한동안 저작권 보호법을 충실히 지키며 살았다. 그러나 토렌트는 정말 우연히도 시작되어 버렸다.

  요즘 친구와 운영하고 있는 우분투 리눅스 게임 블로그 덕분에 늘 각종 게임 정보들을 찾아 인터넷을 헤매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도 다운로드 링크를 따라 게임을 다운받으려고 하는데 느닷없이 토렌트 클라이언트 창이 불쑥 뜨더니 뭔가를 받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토렌트를 어떻게 하는건지 몰라서 은근 답답했는데 얼떨결에 파일하나 클릭하니 바로 다운 시작이었다. 그야말로 참~~~ 쉽죠?! 

   지금 내 하드에는 이틀만에 새로 받은 몇 개의 앨범이 저장되어있다.-_-;;;;



  2. 대충 보아하니 어떤 원리인지 알겠다.

  한 번 다운을 받아보니 어떻게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토렌트 프로그램만 깔려 있다면 인터넷에서 #$%$%&^%$^&%.torrent 라고 끝에 확장자가 토렌트인 파일만 찾으면 끝이었다. 특히나 우분투는 그냥 클릭 한 방에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뜨면서 알아서 다운받는다. (이래서 우분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초보자는 무조건 우분투 강추다.)
  게다가 찾기도 쉽다. 구글에서 한 번 검색 돌리며 사이트들은 쏟아져 나온다. 검색 딱 두번만에 음악, 영화, 게임, 야동, 각종 유틸리티 등등 다 찾을 수 있었다. 난 가입하거나 뭐 한 것도 없는데 그냥 다 받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물론 다 외국자료다. 그러나 요새 국경이 어디있나. (네이버에서 찾은 건 뭐 가입해야 한다고 하더만..우분투라 그런가 가입따위 필요 없었다.)
 
  추측해보건데 요즘 대세인 호스팅 서비스(흔히 웹하드라고 하는) 처럼 중앙 서버에 각종 데이타가 있는 것이 아니라, 파일들은 개인들이 가지고 있고 서버는 그 사람들끼리 중계만 해주는 진짜 p2p구조인 듯 하다. 이런 방식은 쭉 있어왔지만 예전보다 좀 더 개인끼리 직접 연결되는 구조랄까. 그러면서 안정성과 속도 등등 여러가지가 보완된 듯 하다. 아직 시드, 트랙커 같은 말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거 몰라도 다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정말 편하다. (잠시만.. 글은 끝까지 다 읽고 구글 돌리세요..-_-;;;;)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3.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는거야?

  우리나라에는 아직 그다지 활성화가 안 되어 있다. 그렇지만 곧 우리도 토렌트가 자리잡을거라 생각한다. 왜냐면 저작권법이 날로 강화되면서 이제 중앙에 서버를 통해 파일을 공유하는 것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PD수첩에도 나왔지만 타인의 저작물을 다른 사람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웹상에 올리는 것은 불법이다.
  이런 방법의 호스팅이 주가 된 것은 대용량의 파일을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그러나 토렌트는 발달된 통신망 덕에 대용량 파일도 거뜬하다. (단, 인기있는 내용일 때 겠지만. 공유하는 사람이 많을 수록 빠른 것은 기본이다.)
  이제 그냥 내 컴퓨터에 가지고 있고 단지 인터넷과 연결되는 것 뿐이라면 그것만 가지고 저작권법을 들이대기는 힘들 것이다.

  이 시점에서 나는 저작권법에 대한 나의 짧은 다짐을 떠올려 본다. 내가 저작권법을 지키며 살겠노라 생각한 까닭은 내가 생산자 입장이 되어서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하나둘씩 법을 지키다보면 지금 같은 무제한 공유는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컬 콘텐츠의 무한 복제와 공유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예상컨데 토렌트를 막는 무엇이 나타난다 할지라도 또 다시 그것을 넘어서는 기술이 나올거다. 언제나 기술은 욕망을 따라가는 법이다. 공짜에 대한 욕망만큼 강한 것도 없지 않은가. 이제 점점 스마트폰 같은 기기들이 일반화되고 모두가 무선으로 서로 연결되는 날이 오면, 과연 그때도 공유를 막을 수 있을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공유되는지 조차 아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기회주의적 발상일 뿐일까..?)



4. 그럼 뮤지션은?

  합법적인 디지털 음원 시장이 자리잡고 있다지만 무한-무료 공유 앞에서 그것이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아마도 음원만 팔아서 먹고살기는 점점 불가능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돌은 예능으로 먹고 살지 않는가.
  벨소리 같은 2차적 상품을 만든다고 해도 결국 디지털화 될 수 있는 것은 다 공유된다. 게다가 벨소리 같은 2차 생산물의 수입은 아티스트 손에서 떠난지 오래다.(통신사들이 다 가져간다.)
  결국 디지털화 불가능한 것은 오로지 공연 뿐이다. 라이브라고 부르는 무대공연 말이다. 공연장에서 뮤지션과 관객이 소통하는 그 느낌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으니까. 만약 음원은 처음부터 무료로 공유하고 라이브로 먹고 살아야 하는 시대가 온다면 어떻게 될까? 난 그래도 좋다. 다만 소녀시대를 못보게 되는건 아닐까?ㅠㅠ



5.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

  토렌트 커뮤니티에 가보면 한결같이 공유가 유익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장의 원리와 공유의 원리가 균형이 잡힐때 가장 좋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지금 시대가 시장의 원리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공유가 그만큼 절실한 것 뿐이다. 착각하지 말자. 지금의 공유는 이타심에 의한 공유가 아니라 이기심에 의한 공유다.
  참 아이러니 하지. 아담 스미스는 인간의 이기심이 자연스럽게 시장을 작동시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거라고 했지만, 지금 인간의 이기심은 시장원리 만큼이나 반시장 원리를 작동시키며 시장과 싸우고 있다. 



6. 약간의 도움말

  긴 글 읽느라 고생이 많으셨다. 혹시 우분투 사용자이신가? 그럼 구글에서 torrent search로 검색해보라. 그리고 직감적으로 따라가다보면 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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