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맥북에서 게임하기 (wineskin으로 디아블로4 실행하기 - 24년4월 기준)

J-Two 2024. 5. 4. 11:58

핵심 : 디아블로4가 패치가 되면서 Whisky에서는 GPU에러 나면서 실행이 안된다. Wineskin을 이용하면 실행할 수 있다. 더 쾌적하게 잘 돌아간다.

(이 글은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설명하기보다는 문제해결 과정의 맥락을 적은 글입니다. 실행방법이 궁금한 분들은 wineskin 사용법을 찾아보세요. 어렵지 않습니다.)

작년(23년)에 애플이 맥에서도 윈도우용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지원해 줌으로써 나도 드디어 디아블로4를 할 수 있었다. macOS 소노마에서 디아블로4를 실행하는 방법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로 올렸다. 처음에는 터미널 명령어를 이용해서 툴킷을 설치하고 이것저것 복잡한 과정이 필요했는데, 이를 쉽게 만들어주는 Whisky라는 앱이 등장하면서 편하게 디아블로4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시간도 잠시, 점점 하나씩 문제가 생겼다. 게임 버전이 업데이트 될 때마다 오류들이 나타났고, 이전버전 파일을 덮어쓰는 등의 꼼수를 써서 실행을 했어야 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할 수는 있었는데 올해(24년) 초 업데이트가 되면서 GPU 에러라고 뜨며 실행이 완전 불가능해져 버렸다. Whisky에서 세팅을 바꿔보고 배틀넷에서도 세팅을 바꿔봐도 소용이 없었다. 돈이 좀 아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Steam에서 다시 디아블로4를 구입(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오기가 생겨서)하기까지 했는데, Whisky에서는 스팀판 디아블로4도 동작을 하지 않았다. 블리자드 이 자식들이 일부러 맥에서 게임 못하게 하려고 하나 싶었다. 

좌절감에 빠져 검색을 하다보니 배틀넷포럼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같은 문제제기를 하고 있었다. 블리자드를 욕하며 '게임 좀 하게 해 줘라!'라고 다들 항의를 하는 가운데 자세히 보니 'Crossover에서는 되는데?' 하는 내용이 보였다. (크로스오버는 맥에서 윈도우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앱인데 유료 서비스다.) 블리자드 직원이 쓴 답글도 보니 우리가 일부러 맥에서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서비스에서 오류가 나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식이었다.  

그렇다면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찾아보니 Whisky와 Crossover의 차이는 핵심기술인 Wine의 버전이었다. (Wine은 맥에서 윈도우 프로그램이 돌아가도록 하는 엔진이다. 모르면 찾아보시라.) 크로스오버는 최신 버전인 와인 9.0을 쓰는데 위스키는 와인7.0을 쓰고 있었다. 디아블로의 GPU에러는 와인 7.0이 최신 게임기술을 지원하지 않아서 벌어진 것이다.

와인은 무료 오픈소스라 최신 버전을 가져다 쓰는 것이 어렵지 않은데 왜이런 차이가 나는 것인가? 포럼에 들어가서 좀 더 찾아보니 위스키 개발자가 일부러 와인 최신버전을 쓰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무료 프로그램인 위스키가 유료 프로그램인 크로스오버와 같은 수준으로 제공하게 되면 크로스오버에 피해가 가기 때문이다.

크로스오버에 피해가 가면 안되나? 그렇다. 크로스오버(정확히는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코드위버라는 회사)는 와인이라는 핵심기술을 가져다가 서비스를 만들어 돈을 버는 대신, 와인의 성능개선을 담당하고 계속 새로운 버전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소스 생태계의 모범적인 모습이다.

그럼 Wineskin(와인스킨)은? 와인스킨이라는 이름에서 보이듯, 와인이라는 핵심기술을 잘 포장해서 좀 더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위스키보다는 와인 최신 버전을 쓰고 있어서 디아블로4 실행이 가능하지만 위스키만큼 편하지는 않아서 세팅하는데 좀 귀찮다. 요약을 하자면,

  • 크로스오버 : 최신 와인 9.0을 사용하고 편하지만 유료 
  • 와인스킨 : 와인 8.0을 이용하고 직접 설치와 세팅을 해야 하지만 무료
  • 위스키 :  설치와 세팅이 아주 쉽고 무료지만 와인 7.0 버전 사용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오픈소스 생태계 서비스들이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 같아서 블로그에 적어본다.

와인스킨 깔고 삽질 좀 하면, M1 맥북에어 8g램에서 디아블로4가 쾌적하게 돌아간다. 물론 게임 그래픽을 설정에서 '낮음'으로 해서 최저사양으로 돌릴 때 이야기다. 단점도 있다. 매번 윈도우 컴퓨터를 새로 만드는 개념이기에 그래픽 설정 저장이 안된다. 

와인스킨의 설치와 세팅은 다른 블로그 글을 참고하시라. 

최종적으로 요렇게 세팅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