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5월, 그남자 그여자 그리고 나

J-Two 2009. 5. 1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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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요즘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곰 TV를 통해서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을 보는 것이다. 하루에 한편씩 보는데 지금 11화 정도까지 봤다. 오늘도 이 작품 때문에 기분좋은 아침을 시작했다. 잠도 깨고 기분도 좋아지는 일석이조다. 그 옛날 일요일아침마다 만화동산을 보기위해 일찍일어났던 기억이 난다.

  10년도 더 된 작품이지만 늘 그렇듯 이제서야 찾아보는 중이다. 고등학교 때 이미 이야기는 들었던 것 같은데, 서른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서야 이 고등학생의 성장드라마를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그러나 좋은 작품을 보는데 나이는 상관없지 뭐.

  사실 처음에는 가벼운 코믹 연애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틀린 이야기도 아니다. 그러나 막상 뚜겅을 열어보니 그리 가볍지 않은 작품이었다. 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우리들의 성장기'이다. 여기서 주어를 우리로 한 것은 철이 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고민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인공과 같이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착한 아이로 살던 나에게는 정말로 더 공감가는 부분이 많은 이야기이다.

  아직 다 보지는 못했지만 멋진 작품이다. 원작의 이야기도 좋지만 특히 안노 히데아키의 연출이 마음에 든다. 가이낙스 스러운 스타일과 함께 주인공들의 내면을 보여주는 화면들.. 일본 에니메이션 특유의 도회적인 풍경에 대한 시선. 그런 연출이 참 마음에 든다. 원작의 작가 나이를 보니 26살에 이 작품을 연재하기 시작했던데, 그녀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든다.

  요즘 이 작품과 맞물려 사랑과 성장이라는 주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사람은 여러 단계를 거쳐가면서 성장을 하게 되는데, 가끔 중간에 그러한 단계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고 어른이 되는 경우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과잉 또는 결핍을 가지게 된다. 물론 이것이 특별히 잘 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러한 과잉과 결핍 한두가지는 있기 마련이니까. 나 역시 상당히 많은 과잉과 결핍의 소유자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살아가는데 불편하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특히나 나는 내가 가진 모습들 때문에 사랑하기 참 힘들어한다.
 
 그래서 그런 것을 깨닫고 그런 부분을 어떻게 채워넣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이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고 특히 작년 하자에서의 경험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채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걸 보면서 기회가 된다면 하자 아이들한테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5월. 장미가 피는 계절이다. 아름다워라. 그리고 기억. 미안하다는 말, 그 말을 차마 하기전에 돌아서 가버린 사람에 대한 기억. 여전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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