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초감각커플, 사랑스러운 박보영

J-Two 2009. 5. 7. 10:1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전에 주말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예고편을 보고는 벼르고 있다가 결국 오늘에서야 곰TV를 통해 보게 되었다. 사실 PC로 영화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나에겐 매우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제목에서도 드러나지만 감동의 95%는 보영양에게서 받은 듯.^^

  이 영화를 보기 전에 화면 밑에 달려있는 댓글들을 보던 중 스포일러성 댓글을 읽게 되었다. 덕분에 처음부터 김이 빠져버리긴했다. 그러나 별 욕심없이 영화를 보겠노라 하고 편한 마음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 (고로 곰TV로 보시는 분들은 댓글 보지마시길..)

  영화는 수민(진구)의 특별한 능력에 대해 소개를 하며 시작한다. 그리고 곧 아무런 개연성도 없이 현진(박보영)이 등장한다. 나중에 다 설명이 되기는 하지만 정말 밑도 끝도 없이 등장하고 나서 줄 곧 들이대는 현진의 캐릭터는 진지한 드라마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당황스럽고 어설퍼 보일 수도 있다. 게다가 박보영의 첫 대사는 참 어색했다. (메이킹 필름을 보니 그 씬들이 제일 처음 찍은 씬들이라 더 그런듯 하다.) 그러나 모든 것은 그녀의 미소 하나로 다 용서가 되더라. 그리고 영화는 계속 빠른 전개를 이어나간다.

  어떤 이들은 스토리가 빈약하네 뻔한 이야기네 라고들 평가한다. 그러나 도대체 이 영화의 포스터와 시놉시스를 보고 어떤 장대한 서사시를 기대했단 말인가? 딱 봐도 깜찍하구만. 그것은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잘 못 맞춘 평가라고 하고 싶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영화의 포인트는 구성미 넘치는 스토리나 반전이 아니라 영화 내내 이어지는 평범하지 않은 두 연인이 만들어 나가는 아기자기한 모습들이다. 사건은 그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일뿐. 깜찍한 소녀와 미지근한 남자의 연애, 뻔한 설정이지만 마치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는 듯 다 알면서도 재미가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랄까. 게다가 두 배우는 그 배역에 참 잘 어울린다.     

  물론 아쉬운 점들도 있다. 전체적인 카메라 워크가 매우 안정적이고 고정된 느낌을 줘서 매우 평범한 화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박보영양의 연기도 아직 조금 들 떠 있는 듯 느껴진다. 그리고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것은 가장 큰 약점이 아닐까 싶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한다면, (보영양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는 모든 씬과) 어린이 공원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수민은 초능력 덕분에 친구 하나 없는 삶을 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들이 가진 '과잉'과 '결핍' 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타인의 생각을 읽는 '이해의 과잉'은 결국 '관계의 결핍'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환경에 의해서 어떤 면에서 과잉과 결핍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그것을 채우고 또 덜어내기 위해서 나도 모르게 다른 결핍과 과잉을 가지게 된다.

  요새 영화 시나리오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난 무엇인가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초감각커플을 보면서, 결국 어떤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채우기 위해 무언가를 찾으려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결핍은 또 어떤 과잉에서 나올테고.. 
 
  어쨌든 재미있게 본 영화다. 

  '과속 스캔들'을 안 본 나로서는 박보영이라는 배우를 처음 봤는데,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1990년 생이란다. 작년에 내가 가르치던 아이들과 같은 나이...-_- 몰라.

국민요정 박보영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