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사회 꾸리기 : 목표 달성 전략을 위한 워크숍

2019. 4. 16. 14:05일상/생활의 지혜

어제 친한 선배님 도움을 받아서 '나의 이사회 꾸리기'라고 부르는 워크숍을 했다. 요즘 내가 다시 진로고민을 하고 있는 걸 보고 본인이 단체나 기업 대상으로 하는 전략 워크숍을 같이 해보자고 해주셨다. 다시 한 번 감사. 

내가 이루어야 하는 목표나 되고 싶은 상태를 정해 놓고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며 계획을 짜는 구조다. 일단 종이에 손바닥을 그리는 걸로 시작한다.

내 목표는 '3년 후 자신만의 영역 혹은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나' 라고 정했다. 그 다음 손 바닥 부분에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필요하다 생각하는걸 쭉 적었다. 여기서 다시 제일 중요한 다섯 개만 손가락 부분에 옮겨 적는다. 이 과정에서 같이 하는 사람들과 돌아가면서 자기 내용을 이야기 하는데, 다른 사람 걸 듣다보면 내가 선택한 것중 빠지거나 고쳐야 할 것이 보인다.

나는 목표가 추상적이다보니 그에 필요한 것들도 역시 추상적이었다. 나중에 뒤에 가면서 내 이야기를 스스로 풀어내다보니 사실 진짜 속마음을 꺼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는 걸 알았다. 마음의 소리와 실제 현실에서 내가 해야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내가 솔직해지지 않았다기 보다 원래 진로 고민의 본질이 마음과 현실의 불일치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난 현실을 살아야 하기에 완벽하지 않더라도 어떤 답을 찾아야만 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해야하는 일을 적고 나서는 그 일의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적는 차례였다. 이 때부터 고민이 한 층 깊어졌다. 어떤 것은 객관적 지표로 확인이 불가능해보였다. 지표로 만들기 어려운 일은 이게 정말 전략으로 필요한 일인지 혹은 평소 자기 욕망에 가까운 것인지를 구분하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했다. 또 같은 내용도 좀 더 지표로 확인 가능한 일로 바꾸는 게 효과적이라는 걸 알게됐다. 내 경우 '도전할 분야의 기초지식 공부하기' 정도로 썼었는데, 이것 보다는 관련 학위나 자격증, 시험 등을 도전하고 합격하는 게 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었다.

마지막 단계는 내 주변에서 그 객관적 지표를 달성하는데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담당 이사로 정하는 거였다. 이때 속으로 충격을 받았는데, 내 문제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늘 뭐든지 직접 해 버릇해서 타인의 도움 받는 게 익숙하지 않다. 내가 적은 할 일과 지표를 보니 정말로 실질적인 도움을 청할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고민을 계속 해도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참고로 이사에 해당하는 사람을 정할 때는 단순히 친해서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큰 압박을 줄 수 있는 사람 처럼 관계를 떠나 목표 달성 자체에 도움이 될 사람을 생각하는게 핵심이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나의 목표를 알리고 나는 그에게 다시 무엇을 해줄 것인가 까지 도달해야 실제 작동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워크숍 한 번으로 갑자기 진로 고민이 해결된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문제를 앞에두고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전략을 짜야하는지를 배운 시간이었다. 해야할 일을 모아 우선순위를 정하고 객관적 지표를 잡은 다음 그걸 도와줄 사람을 찾는다! 아주 단순해 보여도 각 단계마다 제대로 하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워크숍을 들으면서 선배님의 내공에 계속 감탄했다. 어린 아이 부터 회사 임원급까지 각 단계마다 주로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잘 못을 많이 저지르는지, 또 워크숍을 해보면 그 조직의 미래가 밝은지 아닌지를 알 게 되는 이야기를 쭉 해주셨는데 깨달음을 주는 내용이 참 많았다. 또 각자 자기 내면의 고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서 나누는 효과도 컸다. 이래서 사람들이 전문 퍼실리테이터에게 도움을 받는 건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