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vrches의 Gun으로 보는 신디사이저(신서사이저) 사운드 만들기

2017. 10. 21. 00:03음악 활동



유튜브를 돌아다니다가 신디사이저(synthersizer, 사실 신서사이저가 더 맞는 발음 아닌가?) 사운드를 만드는 영상을 봤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Chvrches의 이름이 보여서 무심코 눌렀는데 Chvrches의 Gun사운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재연해준다. 주노(juno)의 평범한 리드(lead) 소리가 어떻게 청량하고 신비로운 삐리비릭(?) 소리가 되는지를 보여주는데 그동안 가지고 있던 궁금증이 좀 풀렸다. 


영상을 보면 기본 사운드에 오버드라이브나 디스토션, 리버브 같은 이펙터를 걸어서 조금씩 조금씩 원하는 질감을 만드는 과정이 나온다. 처음엔 좀 밋밋하고 심심한 소리였는데 점점 로렌의 목소리에 어울리는 차갑고 신비로운 소리로 바뀐다. 원하는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소리 하나하나를 이렇게 한 땀 한 땀 만드는 거였구나를 새삼 느꼈다. 


그동안 내게 사운드를 만든다는 건 뭘 창조하는 게 아니라 어떤 공식 같은 거였다. 락 사운드(Rock sound)는 일렉기타 소리에 드라이브 이펙터를 걸어서 연주하면 되는 거였고 보컬은 늘 적당한 리버브를 걸어서 촉촉하게 만드는 거였다. 그걸 왜 하는지, 어떤 소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사운드가 비교적 단순했을 때는 이런 사고 방식으로도 어설프게 흉내를 낼 수 있었는데 사운드가 정교해지고 일렉트로닉 중심으로 파형의 모양에서 부터 소리를 만들게 되면서 이제는 소리를 만드는 원리에 대해서 모르면 흉내조차 낼 수가 없게 됐다. 영상의 이 사람은 chvrches의 사운드를 듣고 머리 속에 이런 과정이 떠올랐다는 거 아닌가. 마치 음식을 먹고 재료를 맞추는 요리사처럼.


사람들이 좋아하고 익숙한 멜로디, 가사, 코드진행 스타일 이라는 건 정해져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말하면 큰 틀에서 돌고돈다고 생각한다.) 그걸 시대와 기술의 변화를 따라가면서 새로운 소리로 다시 풀어내는 것이 결국 대중음악 아닐까. 소리를 찾고 만드는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