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직 프로 x (Logic Pro x) 사용기와 장점 소개

2017. 10. 3. 11:06음악 활동

로직 프로X를 구입한지는 꽤 되었는데 거의 매일 만지게 된 것은 요즘에서다. 차일피일 미루던 곡 작업을 이제야 조금씩 하고 있는데 그나마 이렇게 사용하기 쉽고 관리하기 쉬운 로직이 아니었으면 과연 작업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 싶다. 방구석 뮤지션으로서 로직을 몇 달 사용해보고 느낀 장점을 조금 정리해본다. 


작업 환경과 목표


나는 정말 가벼운 세팅으로 작업을 한다. 집의 구조상 따로 음악 작업을 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맥북과 최소한의 오디오 장비로 작업을 한다. 결과물의 목표도 데모 음원을 만드는 것인데, 머리 속으로 생각해둔 아이디어를 가지고 밑그림을 대충 잡아 놓는 것까지가 목표다. (어차피 그 이후는 전문적인 기술과 장비가 필요하다.) 


이걸 미리 이야기하는 것은 로직이 데모 단계 작업을 하는데 특히 더 좋기 때문이다. 작업 초기에 필요한 소스, 세팅을 아주 잘 만들어 놓았다. 애플 제품을 제대로 쓰는 사람은 알겠지만 사용자의 할 일을 고려하여 최적화된 경험을 주는 것이 애플의 미덕이다.


12인치 맥북으로 작동


나는 2016년형 12인치 맥북 고급형 모델에 로직 프로를 돌리고 있다. 12인치 맥북은 휴대성을 컨셉으로 하는 모델로 CPU 1.2 Ghz, RAM 8기가 사양이다. CPU를 보면 ‘저기서 돌아간단 말이야?’ 싶지만 돌아간다.(터보 부스트를 쓰는 것 같다.) 원래는 2012년형 맥북프로에서 쓰다가 저사양에서도 돌아가나 싶어서 깔아봤는데 의외로 잘 돌아가서 그대로 쓰고 있다. 


나는 스케치용으로 쓰다 보니 가볍게 쓰는 편이다. 보통 10-15 채널 정도에 오디오보다는 주로 미디 트랙이고 기본 내장 플러그인들로만 효과를 주는데, 별로 불편함은 없다. 다만 12인치 맥북은 냉각팬이 없는 모델이라 열관리를 좀 해줘야 한다. 로직을 돌릴 때는 발열이 심해서 최대한 다른 프로그램들은 끄고 한다. 열을 많이 받으면 잡음이 생기면서 좀 끊기긴 한다. (한여름에는 선풍기를 틀어놓고 작업했다.) 어쨌든 12인치에서도 큰 문제없이 돌아간다.


오디오 인터페이스로는 맥키의 블랙잭 (Mackie Blackjack)을 쓴다. 블랙잭은 나중에 추가로 쓰겠지만 로직과 함께 가볍게 쓰기에 아주 좋다. 조작성과 음질 모두 만족스럽다. 모니터는 슈어(Shure)의 SRH840 헤드폰을 메인으로 쓰고 보조 모니터로 맥북 내장 스피커를 쓴다. 응? 그렇다. 다들 쓰는 2 채널 모니터 스피커도 안 쓴다. 정말 언제든 싸들고 다닐 수 있는 최소 수준의 세팅이다. 


로직, 스튜디오뿐만이 아니라 프로슈머들을 위한 프로그램


아마 나 같은 세팅으로 작업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대신 이런 수준으로도 잘 쓰고 있는 걸 본다면 좀 더 좋은 여건에서는 더 잘 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 리뷰의 목적은 프로슈머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위함이다. 전문가용 프로그램으로서 로직에 대한 리뷰는 이미 수많은 전문가들이 잘 쓰고 있으므로 딱히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애플이 만드는 제품과 프로그램들의 컨셉이 프로슈머에 있다는 걸 안다면 프로그램 선택에 좀 더 도움이 될 거다. 윈도우 프로그램과 비교를 하자면, 윈도우는 폭넓은 개방과 높은 점유율을 통해 매우 전문성이 높은 프로그램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어느 영역이던 가장 성능이 뛰어난 프로그램들은 윈도우 기반이 많다. 아시다시피 불법 프로그램을 구하기도 쉽다. 


대신 그만큼 사용이 어렵기도 하다. (익숙해지면 다 편하지만) 진짜로 전문가들이 전문적 세팅을 바탕으로 쓸 때 제 성능을 다 쓸 수 있다. 온갖 조합의 컴퓨터에서 다 돌아가는 윈도우의 특성상 특정 환경에 최적화하기가 어렵기에 드라이버 등 여러 가지 충돌이 나타나고 안정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애플은 일반 사용자부터 프로까지 모두 편하게 쓸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평범한 컴퓨터 사용에서 때때로 전문적 음악, 영상 편집을 해야 하는 프로슈머(나 같은 사람)에게 최적이다. 기기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설계, 쉬운 사용법, 풍부한 기본 소스, 프리셋 제공 등으로 보통 사람도 쉽게 평균 이상의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추가 프로그램 없이 오로지 로직으로만 작업


나는 다른 가상악기, 이펙터 프로그램이나 플러그인 설치 없이 딱 로직만 가지고 작업을 한다.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첫 번째는 로직이 이미 곡 작업에 필요한 기능들을 대부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악기, 앰프/페달보드 시뮬레이터, 각종 이펙터, 보컬 수정 프로그램 등 곡 스케치에 필요한 건 다 가지고 있다. 스튜디오 수준으로 작업하려면 전문 장비나 프로그램이 필요하겠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로직으로 다 해결된다.


특히 일반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기본 연주나 사운드 메이킹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자동연주와 프리셋을 제공하는데, 사람처럼 리듬을 만들어주는 드러머와 수많은 오디오/미디 샘플을 장르나 악기에 따라 검색해서 쓸 수 있는 기능이 특히 편하다. 이 부분은 따로 설명을 쓸 예정이다. 이런 가상악기, 샘플 소스 들을 전부 설치하면 한 50기가 된다. 용량이 크기는 한데 쉽게 설치되며 무엇보다 퀄리티가 고루고루 좋다.


두 번째는 업데이트와 세팅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다. 얼마 전에도 os 업그레이드하느라 포맷을 하고 프로그램들을 다시 깔았는데 연결 프로그램 덕지덕지 깔려 있었으면 그럴 엄두를 못 냈을 거 같다. 로직만으로 작업하면 기기간의 이동과 작업 공유에도 편하다. 요즘처럼 음악에서 협업이 많은 시대에 이런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좋은 프로그램 있어봐야 쓸 실력이 안된다는 것은 함정) 내 고집이 반영된 좀 강박적인 시도일 수도 있겠으나 로직이라서 가능하다는 건 분명하다.


로직의 핵심 장점들


추가로 장점을 뽑자면 창(window) 관리의 편리성,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들겠다. 창 관리라는 건 믹서, 편집, 가상악기 선택 등 작업에 쓰는 다양한 화면을 어떻게 배치하냐는 건데 로직은 작은 화면에서도 효율적으로 화면을 나눠 쓸 수 있도록 해놨다. 나처럼 작은 화면으로 작업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편리하다. 별거 아닌 거 같아도 작업 효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업그레이드는 다른 프로그램들도 버전업에 따라 업그레이드가 있지만 로직은 정말 기능들이 대폭 추가된다. 최근에도 드러머의 업데이트가 있었는데 퍼커션 연주가 새로 추가됐고 사운드 편집이 더 일관성을 가지도록 바뀌었다. 처음 나왔을 때와 비교하면 전체 디자인부터 알케미 추가까지 그동안 엄청 많이 바뀌었다. 워낙 기본 기술이 강한 회사라 인공지능 반영 등 앞으로의 업그레이드도 기대가 된다. 


정리


대략 내 작업 환경과 그동안 느꼈던 장점에 대해서 간단하게 적어보았다. 맥이 그렇듯 로직이 누구에게나 다 편한 건 아닐 거다. 다만 가격과 성능을 생각해 볼 때 엄청나게 제 값 하는 물건이라고는 확신한다. 가격($1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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