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발견, 훈둔탕! (망원동 만두란?)

2019. 4. 21. 23:06일상/먹는 이야기

우리집에서 망원시장 가는 길에 새로운 만두 가게가 생겼다. '만두란?' 이라는 매우 철학적인(?) 이름을 가진 곳인데, 중국인 분들이 운영하는 중국식 만두가게다. 정통 중국만두집이지만 중국식 인테리어 같은 거 전혀 없다. 가게는 이제 막 첫 장사를 시작한 초보 사장님이 운영하는 분식집 같이 생겼다. 부동산 장사가 아니라 정말 순수하게 음식 장사를 하는 분들이다.

만두는 샤오롱바오, 표고만두, 새우가 들어간 좀 이쁘게 생긴 만두(이름이 뭐더라..) 이렇게 세 종류 인데 모두 다 맛있다. 한 접시에 6천원인데 양도 결코 적지 않다. 우리 동네에 이런 가게가 생겼다는 사실이 고마울 뿐이다.    

지난 주에 시장 가느라 가게 앞을 지나가는데 간판에 못보던 메뉴가 붙어있었다.

'속풀이 훈둔탕'

예사롭지 않은 이름과 맛있어 보이는 사진! 원래는 망원 시장에 가서 뭔가를 먹으려 했으나 급 계획을 바꿔 훈둔탕을 먹기로 했다. 뭔지는 모르지만 당연히 맛이 있을 거라는 믿음도 있었다. 짝꿍과 둘이 가서 표고만두와 훈둔탕 하나를 시켰다. 

사진을 찍고 국물을 한 숟갈 떠 먹었는데 내가 아는 그 흔한 만두국의 맛이 아니었다. 국물이 아주 개운한 해물 육수였다. 그런데 멸치도 아니고 새우도 아닌 이 맛이 뭘까 싶어 여쭤보니 조개로 끓인 육수라고 한다. 거기에 만두는 표고와 고기가 들어간 만두였다. 이런게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국물에 들어있는 채소는 미나리인데 국물과 같이 떠먹으면 입안에서 개운한 육수 위로 향긋한 미나리 향이 느껴진다. 내가 술을 챙겨 먹는 사람이 아닌데 이건 정말 바로 술을 부르는 맛이었다. (다행히도 여기는 술을 팔지 않는다.) 따로 시킨 만두는 고기표고만두 였는데 재료가 중복되긴 했지만 맛있는 건 이렇게 저렇게 먹어도 다 맛있으므로 별 상관 없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사천 훈둔탕도 있고 훈둔탕이 지역 마다 맛이 다 다른거 같기는 한데 원래 맛이 뭔지는 상관없다. 그냥 망원동 훈둔탕이 무척 맛있다는 게 중요하다. 집 근처에 맛있는 게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심지어 가격 6천원.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