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레목에 이어서 붉은 광장 앞 러시아 맛집(?) 식당 소개 두 번째. 러시아에서 피자나 스테이크 먹는 사람들은 굳이 이 글을 참고하지 않아도 된다. 나같이 러시아식 음식을 먹어야 겠다는 일념으로 검색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무무 역시 아호뜨늬 럇 (Охотный Ряд/ Okhotnyy Ryad) 쇼핑 센터에 위치해 있다. 쇼핑센터 주입구 왼쪽으로 돌아가면 맥도널드를 비롯한 몇몇 식당들이 보이는데 무무는 그 아래층에 입구가 있다. 처음에는 밤에 가는 바람에 입구를 못찾아서 헤매다가 포기했는데 낮에도 그리 찾기가 쉽지는 않다. 간판도 작은 데다 무엇보다 러시아식 글자표기 때문에 제일 헷갈렸다. 러시아는 y를 u로 발음하기 때무에 무무는 my my로 쓴다.
밖에서 보기에는 허름해 보이고 어두워서 영업을 하는지도 잘 안보일 정도지만 용기를 내서 들어가면 내부 인테리어는 아늑하고 좋다. 앞서 떼레목이 김밥천국이었다면 무무는 한식뷔페에 해당하겠다. 레일을 따라가며 쟁반에 자기가 먹을 음식(접시)을 골라서 담으면 마지막에 접시별로 가격을 합산해서 계산한다. 빵부터 샐러드, 고기, 디저트가 여러 종류로 다양하게 있다.
음식 종류는 꽤 많은데 문제는 우리에게 익숙한 보통 서양식과는 생긴 것도 다르고 이름조차도 읽을 수가 없으니 도무지 무슨 맛인지 알 수 없는 채로 집어야 한다는 점? 고기류들은 대충 보면 알 수 있는데 빵과 스프는 짐작을 할 수가 없었다.
나와 짝꿍이 고른 음식들. 나는 뭔가 특이한 걸 먹어보려고 저 붉은 소스의 고기덩어리를 골랐다. 빵같이 생긴건 안에 고기속이 들어간 만두 같은 녀석이다. 짝꿍은 단지에 담긴 보르시와 소시지, 감자튀김을 시켰다. 계산을 하면 mymy라고 적힌 유가사탕 같은 걸 준다. 정말 엄청 달다.
내가 고른 이 고기요리로 말할 것 같으면 정말 너무 맛있었다 라고 쓰면 다들 나와 똑같이 당하겠지만 정말로 뒤에서 짱돌이 날라올 수 있으므로.. 스테이크 스러운 생김새에 가격도 좀 비싸서 기대하고 골랐는데 정말 알 수 없는 조합이었다. 일단 고기가 차갑다. 일차 충격. 돼지고기인데 매우 퍽퍽하다. 이차 충격. 그 위에 베리인지 체리인지 맛이 나는 상큼한 소스가 얹어져 있다. 도대체 왜?!!!! 삼차 충격. 러시아 요리 함부로 고르지 말라는 교훈을 얻었다.
음식을 먹으면서 주위를 둘러봤더니 보통 러시아 사람들은 보르시(우리로 치면 국), 빵(밥에 해당), 고기나 샐러드(반찬에 해당)를 담아서 먹는다. 미리 좀 관찰하고 먹을 것을. 참고로 보르시는 떼레목에서 먹었던 것 보다 훨씬 맛이 좋았다. 하여간 무무 추천이다.
(왜 젖소 무늬가 간판과 가격판의 배경인건가 궁금했는데 이제 보니 이름이 '무무'인 건 소울음 소리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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