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주말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예고편을 보고는 벼르고 있다가 결국 오늘에서야 곰TV를 통해 보게 되었다. 사실 PC로 영화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나에겐 매우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제목에서도 드러나지만 감동의 95%는 보영양에게서 받은 듯.^^
이 영화를 보기 전에 화면 밑에 달려있는 댓글들을 보던 중 스포일러성 댓글을 읽게 되었다. 덕분에 처음부터 김이 빠져버리긴했다. 그러나 별 욕심없이 영화를 보겠노라 하고 편한 마음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 (고로 곰TV로 보시는 분들은 댓글 보지마시길..)
영화는 수민(진구)의 특별한 능력에 대해 소개를 하며 시작한다. 그리고 곧 아무런 개연성도 없이 현진(박보영)이 등장한다. 나중에 다 설명이 되기는 하지만 정말 밑도 끝도 없이 등장하고 나서 줄 곧 들이대는 현진의 캐릭터는 진지한 드라마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당황스럽고 어설퍼 보일 수도 있다. 게다가 박보영의 첫 대사는 참 어색했다. (메이킹 필름을 보니 그 씬들이 제일 처음 찍은 씬들이라 더 그런듯 하다.) 그러나 모든 것은 그녀의 미소 하나로 다 용서가 되더라. 그리고 영화는 계속 빠른 전개를 이어나간다.
어떤 이들은 스토리가 빈약하네 뻔한 이야기네 라고들 평가한다. 그러나 도대체 이 영화의 포스터와 시놉시스를 보고 어떤 장대한 서사시를 기대했단 말인가? 딱 봐도 깜찍하구만. 그것은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잘 못 맞춘 평가라고 하고 싶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영화의 포인트는 구성미 넘치는 스토리나 반전이 아니라 영화 내내 이어지는 평범하지 않은 두 연인이 만들어 나가는 아기자기한 모습들이다. 사건은 그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일뿐. 깜찍한 소녀와 미지근한 남자의 연애, 뻔한 설정이지만 마치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는 듯 다 알면서도 재미가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랄까. 게다가 두 배우는 그 배역에 참 잘 어울린다.
물론 아쉬운 점들도 있다. 전체적인 카메라 워크가 매우 안정적이고 고정된 느낌을 줘서 매우 평범한 화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박보영양의 연기도 아직 조금 들 떠 있는 듯 느껴진다. 그리고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것은 가장 큰 약점이 아닐까 싶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한다면, (보영양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는 모든 씬과) 어린이 공원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수민은 초능력 덕분에 친구 하나 없는 삶을 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들이 가진 '과잉'과 '결핍' 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타인의 생각을 읽는 '이해의 과잉'은 결국 '관계의 결핍'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환경에 의해서 어떤 면에서 과잉과 결핍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그것을 채우고 또 덜어내기 위해서 나도 모르게 다른 결핍과 과잉을 가지게 된다.
요새 영화 시나리오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난 무엇인가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초감각커플을 보면서, 결국 어떤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채우기 위해 무언가를 찾으려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결핍은 또 어떤 과잉에서 나올테고..
어쨌든 재미있게 본 영화다.
'과속 스캔들'을 안 본 나로서는 박보영이라는 배우를 처음 봤는데,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1990년 생이란다. 작년에 내가 가르치던 아이들과 같은 나이...-_- 몰라.
국민요정 박보영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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